2007년 5월 수원의 한 고등학교 화단에서 10대 소녀 노숙자가 심한 폭행을 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녀는 후배의 여자 친구 돈 2만원을 훔친 것으로 오해 받아 함께 생활해온 20대 남성 노숙자 4명에 의해 심하게 맞은 뒤 방치된 채 숨진 것이다.
가출한 10대 소녀, 특히 무리에 속해있지 않은 경우엔 남성들의 폭력, 성추행, 성폭력 등에 더 무방비로 노출되기 십상이라고 한다.
청소년위원회가 2005년 10월 전국의 중·고교생 만3천934명과 가출 또는 학교 부적응, 소년원 등 위기청소년 천3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유해환경 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 고교 재학생의 경우 용돈 때문에 성매매를 한다는 응답이 42.6%로 가장 많았고, 호기심 26.6%, 성인의 유혹이 16%, 의식주 해결 2.6%였다.
가출한 10대 소녀들은 PC방에서 화상채팅을 통해 하루 잠자리 해결을 위해, 한 끼 식사 해결을 위해, 자신들의 성을 교환조건으로 이용당하고 있다. 이젠 20대 이상의 남성뿐만 아니라 10대 소년들이 10대 소녀들의 포주가 되어 성매매를 알선하는 가하면 10대 소녀 자신이 포주가 되어 다른 10대 소녀들의 성을 사고파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재워줄게”, “너 돈 필요 없냐?”, “너 필요한 것 없냐?”에서 아예 노골적으로 “한판하자 돈 줄게, 얼마면 할래?”. 익명성과 더불어 다자 대 다자간의 만남을 보장하는 채팅 공간은 남성 중심적 성문화와 결합되어 10대 소녀의 성을 사고 팔수 있는 공간이 된지 이미 오래다.
용돈을 벌기 위해 거리낌 없이 매춘을 하는 소녀들. 굳이 가출을 하지 않더라도 매춘은 가장 쉽게 선택 할 수 있는 돈벌이가 되고 있다.
자신의 삶 전반에 대한 권한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몸에 대한 결정권에 대해 생각조차 할 기회도 얻지 못한 “모텔에서 살고 있는 10대 소녀들”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잘 곳을 마련하기 위해 원치 않는 성관계를 하고, 원치 않는 성관계에 익숙해져 무감각해 지고, 지속적인 교환을 위해 자행되어지는 무분별한 낙태. 그로 인한 한 인간의 지속적인 상함은 질병과 죽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청소년에 대한 성매매에 대한 처벌은 그동안 강화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거리에 없다.
몽당연필 선생님은 지난 10여년간 여러 공간에서 청소년들과 만나는 일들을 해 왔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몽당연필의 세상스케치'에서는 우리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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