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어른들의 세상과 아이들의 세상은 꼭 닮아가고 있다. 힘이 있어야 상처받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들은 본능처럼 알고 있다.
부모나 선생님이 나서서 물리적인 폭력을 없앤다고 해도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폭력보다는 상당히 교묘한 방법으로 모두의 고통을 덜어줄 희생양을 재생산해 낸다.
언제고 내가 희생양이 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라도 하듯 아이들은 따돌릴 대상을 순식간에 고립시키고 만다.
이것은 일상의 소소한 갈등이나 둘이서 치고받고 싸우는 것과는 다르다. 아이들은 가지각색의 방법과 말장난으로 한 사람을 집단 속에서 전혀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누구라도 희생양이 될 수 있고, 언제라도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숨 막히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방법이 바로 '센 척하는 것'이다. 절대로 약해보이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사냥하듯 찾아내 줄을 세우고, 절대 권력의 피라미드를 스스로 쌓지 않으면 스스로가 살아남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폭력적 일상들이 갈수록 아이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사람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도록 만들면서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을 급속하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의 병이 깊어질수록 친구라는 관계는 패거리로, 패거리는 권력으로, 작은 교실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전쟁터로 급속하게 변해가고 있지만 어른들은 아직도 따돌림을 아이들이 자라기 위해 겪어야 하는 하나의 성장통 쯤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른들의 이런 생각들이 지금 여기 따돌림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죽음을 선택하게 만들고 더 이상 자신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소리치고 있는 아이들의 고통을 방관하고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몽당연필 선생님은 지난 10여년간 여러 공간에서 청소년들과 만나는 일들을 해 왔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몽당연필의 세상스케치'에서는 우리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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