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퐁스 도데가 쓴 <마지막 수업>이라는 소설은 아주 유명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이 유명한 까닭은 아마도 수업에 대한 세세한 묘사가 강한 느낌을 남기기 때문일 것같습니다.
어쨌든 소설대로라면, <마지막 수업>의 주인공은 그날의 수업을 잊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의 기억에 남는 수업은 있나요?
꼭 학교에서 들었던 정규수업이 아니더라도,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수업이나 강연을 청소년시기에 들을 기회가 있다면 그 자체가 큰 행운일 것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인생에 좋은 영향을 끼친 강연에 관한 글을 읽었습니다.
농부 시인인 서정홍님께서 쓴 <농부시인의 행복론(녹색평론)>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경남 합천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쓰시는 서정홍님이 강원도 강릉의 한 고등학교에 초대를 받고 갑니다.
학교 도서부 학생들에게 좋은 얘기를 들려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아서입니다.
그래서 바쁜 농사철에 경남 합천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먼 길을 달려갑니다. 그리고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강연을 진행할 한 학생과 잠깐 나무그늘 아래에서 얘기를 나눕니다.
"00야,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시는 분이냐?"
"우리 아버지는 큰 트럭을 몰고 다니셔요"
"큰 트럭에 무엇을 싣고 나르실까? 힘든 일은 없으실까?"
"맞아요 선생님! 하시는 일이 매우 힘드신가 봐요"
"그럼 어머닌"
"....."
"괜챦아, 말해봐 무슨 일을 하시는지"
"사실 어머니는 골프장에서 일하고 계셔요. 잔디를 깍는 일이에요. 어머니도 하시는 일이 몹시 힘드신가 봐요"
"그래 무슨 일이든 쉬운 일은 없을거야. 나름대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테니까 말이야. 00아, 남한테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면 어떤 일이든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사람은 일을 해야 죄를 적게 지으며 조금이라도 더 착하게 살 수 있거든. 00는 요즘 무슨 고민 같은 거 없어?"
"앞으로 살아갈 게 두려워요"
"우리 아버지는 큰 트럭을 몰고 다니셔요"
"큰 트럭에 무엇을 싣고 나르실까? 힘든 일은 없으실까?"
"맞아요 선생님! 하시는 일이 매우 힘드신가 봐요"
"그럼 어머닌"
"....."
"괜챦아, 말해봐 무슨 일을 하시는지"
"사실 어머니는 골프장에서 일하고 계셔요. 잔디를 깍는 일이에요. 어머니도 하시는 일이 몹시 힘드신가 봐요"
"그래 무슨 일이든 쉬운 일은 없을거야. 나름대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테니까 말이야. 00아, 남한테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면 어떤 일이든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사람은 일을 해야 죄를 적게 지으며 조금이라도 더 착하게 살 수 있거든. 00는 요즘 무슨 고민 같은 거 없어?"
"앞으로 살아갈 게 두려워요"
서정홍님은 그날 학교 도서관에서 두 시간 정도 강연을 합니다.
서정홍님은 강연시간에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깨달아야 남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을 수 있다'는 말도 했고, '사람과 자연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시를 제대로 읽고 쓸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답니다.
농민과 노동자처럼 땀흘려 일하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소중하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서정홍님은 학생들이 자신의 강연을 듣고 쓴 편지를 받습니다. 그림엽서에 깨알처럼 작게 쓴 글자로 쓴 편지였습니다.
- 저희 아버지는 선생님이 첫 번째로 중요한 직업이라고 하신 농사꾼이십니다. 저는 늘 농사꾼인 아버지를 부끄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선생님 말씀을 듣고 아버지가 참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이제부터는 아버지 농사일을 꼭 도와드릴 거예요. 오늘 해 주신 귀한 말씀, 마음에 새기면서 살겠습니다.
- 오늘 강연은 제가 부끄러워지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엄마, 농부, 집짓는 사람, 노동자들에 대한 생각, 이 세상이 돈에 미쳤다고 생각하면서도 적응해 가던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러웠어요.
오늘 선생님 말씀을 듣고 아버지가 참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이제부터는 아버지 농사일을 꼭 도와드릴 거예요. 오늘 해 주신 귀한 말씀, 마음에 새기면서 살겠습니다.
- 오늘 강연은 제가 부끄러워지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엄마, 농부, 집짓는 사람, 노동자들에 대한 생각, 이 세상이 돈에 미쳤다고 생각하면서도 적응해 가던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러웠어요.
아마도 이 학생들은 서정홍님의 강연을 평생 잊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을 들어도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업도 있지만, 단 한두시간의 강연이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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