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이 억울한 일이나 부당한 일을 당하면 누구에게 맘놓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친구? 부모님?
그렇지만 얘기할만한 친구나 부모님이 없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합니다.
더구나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아동학대의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도대체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을까요?
아동보호전문기관이라는 곳도 있지만, 여기에서도 도움을 받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권한도 약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얘기를 들어줄 친구나 부모님, 형제자매가 있다고 해도, 문제를 해결해 줄 능력은 없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특히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학교나 정부당국과 관련된 문제인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동.청소년들이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상상을 해 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외국에는 이런 곳이 있습니다.
지금 세계 여러나라에서는 아동.청소년들을 돕고 아동.청소년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만 전담하는 옴부즈만(Ombudsman) 또는 옴부즈퍼슨(Ombudsperson)이라는 사람들을 두고 있습니다.
유럽에는 워낙 많은 나라들이 이런 제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딱히 어느 하나만 소개하기도 어려운데요.
홈페이지를 봤을 때 제일 재미있는 곳을 꼽는다면 영국 웨일즈 지방의 아동커미셔너(Children's Commissioner)를 들고 싶습니다.
아래의 사진에서 슈퍼맨 복장을 하고 있는 아저씨가 2008년부터 웨일즈 아동커미셔너를 맡고 있는
Keith Towler라는 분입니다.
Keith Towler라는 분입니다.
아동.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즐겁고, 회의에 가는 것이 제일 싫으며, 슈퍼파워가 있다면 슈퍼맨처럼 날고 싶다는 아저씨입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가 하는 일은 만만치 않습니다.
이 아저씨는 웨일즈라는 지방 안에서 아동.청소년들의 입장에서 아동.청소년들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도 듣고 조사도 하고 발언도 합니다. 이 아저씨는 아동.청소년들의 권리에 대해 규정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이라는 국제조약에 근거해서 일을 합니다.
특히 장애가 있거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동.청소년들의 입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들, 그리고 아동.청소년과 관련된 일을 하는 어른들은 언제든지 이 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아저씨와 그 밑에 있는 팀이 문제에 대해 조사도 하고 조언도 해 주고, 만약 다른 곳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면 연결도 해 줍니다.
그리고 웨일즈 아동커미셔너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아동.청소년들의 의견을 듣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화장실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정부가 학교화장실을 개선하게 한다든지 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아동커미셔너와 아동.청소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학교대사(school ambassador)라는 제도도 있습니다. 한 학교에서 2명씩 뽑힌 학생들이 학교내에서 유엔아동권리협약과 아동커미셔너에 대해 홍보도 하고 학교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들도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아동커미셔너와 아동.청소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학교대사(school ambassador)라는 제도도 있습니다. 한 학교에서 2명씩 뽑힌 학생들이 학교내에서 유엔아동권리협약과 아동커미셔너에 대해 홍보도 하고 학교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들도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아동옴부즈만과 같은 제도를 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없고, 국가적으로도 이런 역할을 하는 곳이 없습니다. 아동권리모니터링센터라고 명목상의 이름만 걸고 있는 곳만 있을 뿐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앞에서 본 웨일즈 아동커미셔너처럼 오로지 아동.청소년의 입장에서 제대로 일하는 기관이 언제쯤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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