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료 교사와 저녁을 먹으며 나눈 얘기다.
얼마전에 방과후 기초학력반 수업을 하고 교무실에 와서 책상 위에 책을 던지면서 "애들도 하기 싫어하고, 교사도 힘들고 하기 싫어하는 기초학력반 수업을 왜 자꾸 하라는 거야"라는 말이 자기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는 것이다.
정말 기초학력반에 수업을 하러 들어가면 필기도구 조차 전혀 없고, 의욕도 없이 멍하니 앉아있는 아이들이 참 많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수업 분위기는 잘 만들어지지 않고, 그래서 교사도 너무 힘들고...
어떤 날은 그런 아이들에게 "너희들 다른 시간에도 이런 분위기냐."라고 물어보았더니 아이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대답하더란다.
"다른 시간에도 그래요. 다른 선생님들도 선생님처럼 답답해하시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고..."
아이들 속에 퍼져 있는 패배감과 낙인감이 물씬 풍겨나오는 말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방과후 수업이 기초학력반과 학력향상반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의 희망을 받아 반편성을 하는데 대부분 기초학력반은 모집 인원의 절반을 약간 넘는 정도이다. 그래도 강좌를 구성하려니 담임들의 고충이 말이 아니다.
아이들을 설득해서 겨우 모집 인원을 맞춰놓고 개강을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수업에 오는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든다. 담임 교사들이 이런 아이들을 내버려두는 것도 아니고, 매일 결석생들을 체크해서 수업에 빠지지 말라고 하는데도, 대체로 이런 분위기는 지속된다.
나도 1학년 기초학력반 수업을 하고 있는데 한달에 4시간 정도밖에 하진 않지만, 할 때마다 고민이 참 많이 된다.
어느 순간엔 이 아이들을 위해 교사가 특별한 노력을 하고 수업을 준비한다면 이런 수준별 수업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가, 또 어느 순간엔 성적이 바닥인 아이들을 떼로 모아 놓으니 은연중에 퍼져 있는 낙인감과 패배감이 너무 커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얼마전에 방과후 기초학력반 수업을 하고 교무실에 와서 책상 위에 책을 던지면서 "애들도 하기 싫어하고, 교사도 힘들고 하기 싫어하는 기초학력반 수업을 왜 자꾸 하라는 거야"라는 말이 자기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는 것이다.
정말 기초학력반에 수업을 하러 들어가면 필기도구 조차 전혀 없고, 의욕도 없이 멍하니 앉아있는 아이들이 참 많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수업 분위기는 잘 만들어지지 않고, 그래서 교사도 너무 힘들고...
어떤 날은 그런 아이들에게 "너희들 다른 시간에도 이런 분위기냐."라고 물어보았더니 아이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대답하더란다.
"다른 시간에도 그래요. 다른 선생님들도 선생님처럼 답답해하시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고..."
아이들 속에 퍼져 있는 패배감과 낙인감이 물씬 풍겨나오는 말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방과후 수업이 기초학력반과 학력향상반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의 희망을 받아 반편성을 하는데 대부분 기초학력반은 모집 인원의 절반을 약간 넘는 정도이다. 그래도 강좌를 구성하려니 담임들의 고충이 말이 아니다.
아이들을 설득해서 겨우 모집 인원을 맞춰놓고 개강을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수업에 오는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든다. 담임 교사들이 이런 아이들을 내버려두는 것도 아니고, 매일 결석생들을 체크해서 수업에 빠지지 말라고 하는데도, 대체로 이런 분위기는 지속된다.
나도 1학년 기초학력반 수업을 하고 있는데 한달에 4시간 정도밖에 하진 않지만, 할 때마다 고민이 참 많이 된다.
어느 순간엔 이 아이들을 위해 교사가 특별한 노력을 하고 수업을 준비한다면 이런 수준별 수업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가, 또 어느 순간엔 성적이 바닥인 아이들을 떼로 모아 놓으니 은연중에 퍼져 있는 낙인감과 패배감이 너무 커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맞춤식 수업이라는 수준별 수업을 확대한다는데, 며칠 전 언론에 공개된 논문의 연구결과(관련글 보시려면 http://www.ivoice.or.kr/76 를 클릭)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왜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조차 그 효과에 대해 체감을 못하는 걸까?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한 수준별 수업이라는 게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초 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양질의 지원을 통해 그들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뚜렷한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데, 그게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핀란드에서는 이미 1985년에 학업성취도별로 반편성을 하지 않고 통합학급을 운영하면서도, 그 안에서 학생들이 개별화된 배움을 누리도록 지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 왔고 교사의 역량을 키워 왔다. 물론 아이들이 개별화된 배움의 기회를 가질 때 아이들이 자기들 수준에 대해 거의 느끼지 못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은 하위권 학생들의 수준을 올리면 상위권 학생들의 수준도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몇 십년에 걸쳐 평등과 협력,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학교 교육의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사회적으로 합의점을 만들어간 과정이 있었다.
그렇게 보면 우리의 상황은 어떤가? 우리는 철학도 없고 준비도 없고 조건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수준별 수업'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그 '수준별 수업'도 핀란드에서 말하는 평등속에서 개별적인 배움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고착화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말은 그럴싸한 '수준별 수업'이 오히려 학습부진 아이들의 학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수준별 수업'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한 수준별 수업이라는 게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초 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양질의 지원을 통해 그들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뚜렷한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데, 그게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핀란드에서는 이미 1985년에 학업성취도별로 반편성을 하지 않고 통합학급을 운영하면서도, 그 안에서 학생들이 개별화된 배움을 누리도록 지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 왔고 교사의 역량을 키워 왔다. 물론 아이들이 개별화된 배움의 기회를 가질 때 아이들이 자기들 수준에 대해 거의 느끼지 못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은 하위권 학생들의 수준을 올리면 상위권 학생들의 수준도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몇 십년에 걸쳐 평등과 협력,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학교 교육의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사회적으로 합의점을 만들어간 과정이 있었다.
그렇게 보면 우리의 상황은 어떤가? 우리는 철학도 없고 준비도 없고 조건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수준별 수업'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그 '수준별 수업'도 핀란드에서 말하는 평등속에서 개별적인 배움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고착화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말은 그럴싸한 '수준별 수업'이 오히려 학습부진 아이들의 학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수준별 수업'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씽크카페를 9월 7일 저녁 7시에 개최합니다.자세한 것은 아래를 클릭해 보시면 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신청 부탁드립니다.
http://www.ivoice.or.kr/81
http://www.ivoice.or.kr/81
'호박꽃의 교단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 못때린다면서요?' 라는 아이들 (2) | 2010.10.18 |
---|---|
절망이 아닌 희망을 꿈꾸게 하는 독일학교 (0) | 2010.09.06 |
아이들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도시, 꿈은 아니다. (2) | 2010.08.10 |
한 교사의 체벌이력서 - 체벌은 과연 교육적 효과가 있는가? (4) | 2010.07.23 |
산이 학교보다 낫다? - 산에서 치유되고 너그러워지는 아이들 (0) | 2010.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