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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카페@행복한아이들

수십년 전이나 똑같은 수업, 왜 그럴까?





수십년 전과 비교해 보면, 지금 학교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교과서도 바뀌었고 컴퓨터.인터넷같은 도구들이 활용됩니다. 

그렇지만, 바뀌지 않은 것도 있는 것같습니다. 배움의 의미를 찾기 보다는 의미없이 배우고 가르치는 모습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어떤 수업을 원하느냐'고 물어보면, 자주 나오는 키워드들은 '자유', '졸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같은 단어들이 많이 나옵니다. 

아래에 붙여 놓은 동영상을 보시면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은 이런 수업입니다.    

나는 집중을 못하겠어. 집중이 되게 하고 설명도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수업
내가 원하는 수업은 자유로운 수업
수업위주로만 하지 말고 수업에 연계된 다른 얘기를 하면서 애들이 안 졸게 하는 수업
자유분방한 수업
학생들이 안 졸게 하는 수업
선생님들이 하나하나 자세히 잘 알 수 있게 알려주는 수업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서 모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업

<동영상1>
** 이 동영상은 군포 당동청소년문화의집 학생기자단이 친구들을 인터뷰한 동영상입니다.


학생들의 얘기를 반대로 해석해 보면, 지금의 수업은 뭔가 좀 답답하고 졸리고 이해가 안 되는 수업이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모든 수업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 온 안양 백영고 김태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태현 선생님은 좋은 수업은 '의미와 대화'라고 말합니다. '의미'란 과목속에 갇혀 있는 교과지식의 목적과 가치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좋은 수업이 안 되는 이유는 수업에서 의미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음악의 의미가 사라졌기 때문에 음악수업이 즐겁지 않고, 국어의 의미가 사라졌기 때문에 국어시간이 즐겁지 않다는 것입니다. 국어 시간에 교과서를 읽다가 밑줄긋고 문단나누는 방식으로 수업이 되면, 의미도 와 닿지 않는 상태에서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기 바쁘게 된다는 것이지요.

직유법은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은유법은 "내 마음은 호수", 역설법은 "소리없는 아우성"... 같은 식으로 말이지요.^^

기행문 수업을 해도, 이런 식으로 하면 기행문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게 됩니다. 기행문을 읽으면서 여행의 느낌과 의미를 나누어야 하는데, 실제 수업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기행문의 의미를 느끼려면 스스로 자신의 일상에 의미를 부여해 보는 글을 써 보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태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일상에 의미를 부여해 보는 글을 쓰게 해 보았답니다. 

그랬더니 이런 글이 나왔다고 합니다. 

오늘도 역시 버스를 타고 백영고등학교로 갔다. 버스를 탈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왜 사람들은 두명 이상 앉는 좌석에 한 사람이 앉아 있으면 앉으려고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사람들이 금을 긋고 살아가는 것만 같다.

고등학생이 쓴 글치고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자신의 삶과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신의 일상에 꽃을 붙여주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김춘수 시인이 쓴 <꽃>이라는 시에 나오는 것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글쓰기를 통해 기행문의 참된 의미도 느낄 수 있을 것같습니다. 

또한 김태현 선생님은 좋은 수업은 '대화'라고 강조합니다. 수업을 통해 나와 만나고, 너와 만나고, 세계와 만난다는 것이지요.  연암 박지원이 쓴 <허생전>을 예로 들어서, 좋은 수업은 대화라는 것을 강조하시는 데 이 부분은 글로 옮기기가 어렵습니다. 한번 동영상을 보시면, 많은 느낌을 나눌 수 있을 것같습니다.  


<동영상2>
** 이 동영상은 2010. 9. 7. 있었던 씽크카페@행복한아이들에서 진행된 김태현 선생님의 강연을 찍은 동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