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린이/청소년들의 눈으로

청소년들에게 상처를 준 후원자, 안타깝습니다



 


며칠전에 메일을 한통 받았습니다.

내용을 보니 약간 놀랍기도 하고 또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꿈희망미래 재단"이라는 재단이 있습니다. 스티브 김이라는 사업가가 출연한 재단이고 재단이사장도 이 분이 맡고 있습니다. 장학사업도 하고 북한돕기나 연변돕기 사업도 하는 것같습니다. 사업을 해서 번 돈을 사회를 위해 환원한다는 좋은 취지에서 만들어지고 활동하는 재단같습니다.


그런데 이 재단에서 '꿈.희망.미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들의 자발적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사업을 추진한 모양입니다.

5월달에 지원공고를 하고 서류심사와 방문심사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7팀이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팀당 최대 7백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선정된 청소년들은 당연히 좋아했을 겁니다. 그리고 8월 7일날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청소년들은 신나서 갔겠지요. 그런데 오리엔테이션 날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모인 청소년들이 '우리 팀은 이런 활동을 하겠다'는 것을 돌아가면서 발표한 모양인데요. 그런데 재단이사장인 분이 발표를 중간중간에 끊으면서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발언들을 했나 봅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있던 청소년들이 울었고 뛰쳐나간 청소년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날의 상황에 대해 그날 참석한 사람들이 쓴 보도자료 중 일부를 발췌하면 이렇습니다.



다른 팀들과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알고 갔던 '열림식'은 막상 대하고보니, 재단의 이사장인 '스티브 김' 을 '모시고', 참가자들의 계획에 대해 일방적인 평가를 받는 심사장으로 뒤바뀌었고, 피피티 발표를 중간에 중단하고 훈계, 참가자들이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언행을 하는 등 -------

그 상황을 평생을 사업가로 살아온 경험 탓에 경제적 논리에 익숙한 이사장 개인과 '세상의 변화 그리고 세상의 모든 소중한 것들과 함께 삶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고 실천하려는 꿈' (이는 다름 아닌 '꿈 프로젝트'가 내걸었던 이야기입니다.)을 꾸고 이 꿈을 지원받고자 했던 참가자들 간의 생각 차로만 정당화 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생각의 차가 아닌 돈을 주는 사람이 가진 경제논리적 기준이 돈을 받는 참가자들이 가진 삶에 대한 가치와 꿈을 멋대로 재단하고 부정할 근거가 되는 일방적 강요였습니다. 또한 그 강요가 버젓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건 생각의 차이가 아닌 (돈을 주는 재단과 돈을 받는 청소년들 사이의) 힘의 차이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더 황당한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갑자기 재단에서 지원을 취소하고 재심사를 하겠다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미 지원이 확정되어서 오리엔테이션까지 했는데, 재심사를 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인 것같습니다.

당연히 선정된 팀들이 반발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과정을 거쳐서
현재 재단 측에서는 지원취소 입장을 철회하고 재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당초에 선정되었던 팀들 중에 일부는 애초의 취지에서 왜곡된 프로젝트에 더이상 참가하지 않으려고 한답니다. 아마도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청소년들이 상처를 많이 받은 것같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안타깝습니다. 청소년들을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얘기를 하고 소통을 하려 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없었을 겁니다.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진심으로 지지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한 재단이사장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의 많은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문제, 소통방식의 문제를 드러내 준 사건인 것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애초에 꿈.희망.미래프로젝트가 표방한 것을 아래에 붙입니다. 참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재단이사장님을 비롯해서 이 사건에 책임있는 어른들이 솔직한 사과를 하고, 애초에 표방한 취지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을 가져 봅니다.  

꿈희망미래 프로젝트는 일방적인 경제적 지원이 아닙니다. 가치 있는 꿈을 용기 있게 실천하고자 하는 청소년과 청년들의 동반자가 되어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한 시험이며 도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