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의 교단일기

절망이 아닌 희망을 꿈꾸게 하는 독일학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9. 6. 13:00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학교는 어떤 공간일까?

희망을 꿈꾸게 하는 공간일까. 아니면 다니면 다닐수록 좌절감을 더 느끼게 하는 공간일까.


여기, 아이들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을 꿈꾸게 하는 독일 학교가 있다.

며칠 전 EBS 프로그램「세계의 교육현장」에서는 학교안에서 학교폭력 해법을 찾고 있는 독일의 학교 몇 군데를 소개했다.


공립학교인 칼슐레는 독일에 이민자가 많이 유입되어 소외계층과 학습부진아들이 많이 다니고 있으며, 다른 학교에서 소위 문제아라고 하는 아이들을 받아 교육하고 있다.


그런데 이 학교가 요즘 모범학교로 탈바꿈하면서 주목받고 있는데, 그것은 이 학교에 소위 말하는 문제아들을 교육하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학교에는 학교폭력 문제를 학교 안에서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이 하나의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다.


분노가 솟아올라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울 때에는 학생이 교내에 따로 마련된 학교스테이션이라는 공간에 가서 혼자서 운동을 한다.
러닝머신도 하고 샌드백도 치면서 자신의 분노를 다스린다. 물론 이 공간에는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고 대화를 나누는 사회복지사가 있다.


또 수업을 방해한 아이는 교실 밖으로 나가야 하고, 그 아이는 훈련실이라는 곳에서 사회복지사와 함께 공부를 한다. 물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사회복지사와 대화하고 성찰하는 글도 쓴다.
이 곳에서도 규칙을 위반했을 때에는 반드시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 한다.


학교스테이션에 운동실과 훈련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언제라도 편안하게 드다들며 쉬고 대화할 수 있는 상담실이 있고, 그 곳에는 전문상담교사가 상주하고 있다.


전문상담교사는 학교폭력을 행하는 아이들에게 신체적으로 남을 공격하는 것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도와준다.
흔히 학교폭력을 행하는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고, 자존감이 낮으면 남을 공격할 가능성이 많은데, 자기 재능을 찾도록 도와줌으로써 자존감을 높이고 공격성을 감소시킨다.


이 학교에는 사회복지사, 상담사 등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도와주는 전문가 3명이 함께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학교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으로 '또래중재'를 활용하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해 어른에 의한 단순한 처벌만이 아니라, 또래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은 또래중재를 통해 바른 길로 가도록 도와주고 있다.

‘싸움중재자’라고 불리는 아이들은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거쳐 중립적인 위치에서 아이들 사이의 분란을 중재하여 더 큰 폭력 상황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있다.


이런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시스템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은 향상되어 간다고 한다. 이들은 결국 폭력적 행동의 바탕엔 자존감의 부족이 깔려 있고, 학교는 성공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전히 학교폭력 가해학생수가 증가 경향을 보이는 우리나라에 대해 독일의 학교폭력 전문가 2명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모든 사람이 1등이 되기 위해, 최고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차피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차피 최고는 한명뿐이지 않습니까?”


“한국의 교육체계를 매우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학생들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치지만 인성교육에 대한 지원은 낮습니다. 학교폭력 행위의 발단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입니다. 학교에서 받는 좌절감이 폭력 행사의 동기가 됩니다”


우리나라도 2004년에 학교폭력에 관한 법을 제정하고 그 법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교폭력예방교육도 하며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하고 있다.

그런데도 학교폭력이 눈에 띄게 줄지 않는 것은 이것이 단지 기술적인 차원의 처방만을 통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독일의 사례는 아이들을 배려하고 자존감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철학과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학교폭력은 줄어 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학교도 그런 학교가 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