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일하게 19세로 투표권 연령을 정한 나라 - 두려우면 정치를 제대로 해야지. 투표권을 안 주나? -
올해 2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첫번째 맞는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입니다. 그런데 그 중 다수는 투표권이 없습니다.
올해 만 19세가 되는 분들 중에 생일이 6월 2일 이전인 분들은 투표권이 있지만, 그 이후인 분들은 투표권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선거법이 선거일 현재 만 19세 이상에게만 투표권을 주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몇달 전에 고등학교 졸업예정인 분을 만났는데, 마침 우리 동네여서 선거얘기를 좀 꺼내 보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따져보니까, 생일이 좀 늦어서 투표권이 없더라구요. 얘기를 꺼내려다가 다시 쑥 들어가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투표권이 없으니까 선거얘기를 본격적으로 하기는 좀 그렇더군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학생이니까 투표권을 안 준다고 얘기하지만, 고등학교도 졸업했는데 투표권이 없다니요.
과연 다른 나라는 몇 살부터 투표권을 줄까요? 자료를 찾아보니, 세계적으로는 18세면 투표권을 주는 추세인 것같습니다. 그리고 최근들어서는 투표권 연령(voting age)를 16세로 낮추자는 논의가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네요.
참고로 세계 각국의 투표권 연령을 정리한 표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의 표를 보면 대체로 18세 이상에게 투표권을 주고 있고, 16세인 국가도 더러 보입니다. 영국같은 나라는 지금 18세 이상으로 되어 있지만, 더 낮추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연령 |
국 가 명 |
비고 | |
16세 |
오스트리아, 니카라과, 쿠바, 브라질(임의적), 소말리아 |
5 | |
17세 |
북한, 인도네시아, 수단, 동티모르 |
4 | |
18세 |
아시아 (18) |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홍콩, 인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라오인민민주공화국, 몽골, 네팔, 팔레스타인, 스리랑카, 타지키스탄, 태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
144 |
중동 (7) |
키프로스, 이집트, 이란, 이라크, 이스라엘, 터키, 예멘 | ||
아프리카 (35) |
알제리, 앙골라, 베냉, 보츠와나, 카보베르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코모로, 콩고민주공화국, 지부티, 에티오피아, 잠비아, 가나, 기니비사우, 케냐, 레소토, 라이베리아, 마다가스카르, 말라위, 모리타니아, 모리셔스, 모잠비크, 나미비아, 니제르, 나이지리아, 르완다, 상투메프린시페, 세이셸, 시에라리온,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와질란드, 탄자니아, 우간다, 감비아, 잔지바르 | ||
유럽 (39) |
벨기에, 불가리아, 알바니아, 안도라, 벨로루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헝가리,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마케도니아, 유고슬라비아, 안도라, 몰도바, 모나코,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루마니아, 러시아연방, 산마리노,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우크라이나. 영국 | ||
중남북미 (32) |
미국, 캐나다, 볼리비아, 앤티가바부다, 바하마, 바베이도스, 벨리즈, 버뮤다, 칠레,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도미니카연방공화국,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에리트레아, 그레나다, 과테말라, 가이아나, 아이티, 온두라스, 자메이카, 멕시코, 파나마, 파라과이, 푸에르토리코,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수리남, 트리니다드토바고,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 ||
오세아니아 (13) |
호주, 아메리칸 사모아, 키리바시, 마샬군도, 마이크로네시아, 뉴칼레도니아, 뉴질랜드, 니우이, 팔라우, 파푸아뉴기니, 솔로몬군도, 투발루, 바누아투, | ||
19세 |
한국 |
1 | |
20세 |
아르헨티나, 부르키나파소, 부룬디, 캄보디아, 카메룬, 콜롬비아, 코트디부아르, 기니, 일본, 요르단, 레바논, 리히텐슈타인, 말레이시아, 말리, 모로코, 나우루, 페루, 필리핀, 폴란드, 세네갈, 대만, 토고, 튀니지, 짐바브웨 |
24 | |
21세 |
싱가포르, 쿠웨이트, 통가, 사모아, 피지, 몰디브, 바레인, 가봉, 파키스탄 |
9 |
*중앙선관위원회 자료(2008)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투표권 연령을 더 낮춰야 한다는 얘기는 계속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그나마 투표권 연령이 낮춰진 것입니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추세로 봐도 만 19세는 이상합니다. 만 19세로 할 근거도 없습니다.
저는 정치인들이 투표권 연령을 낮추지 않으려는 이유가 뭘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추측도 해 봅니다. 정치인들이 청소년과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아닐까?라는 추측 말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시기를 늦추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정치에 무관심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할 수록 정치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는 좋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청소년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정치는 변합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다행히 2월 24일날 최영희 의원을 포함한 몇몇 국회의원들이 투표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의 법안이라도 통과되기를 바라지만, 그럴려면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요구를 해야 합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들이 요구를 해야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요구하지 않으면 변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