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과 대안을 얘기해보니 - 청소년들과의 솔직토크5
** 학생인권을 둘러싼 얘기들이 무성하지만, 정작 청소년 본인들의 얘기를 들을 기회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경기도 어느 도시에서 진행된 청소년들 6명과 간담회 내용을 연속해서 소개합니다. 솔직하고 생생한 청소년들의 얘기, 그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청소년들과 함께 대안은 없을까?하고 얘기해 보았다. 청소년들이 '지금' 행복하지 못한 여러가지 원인들..... 그 원인들을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저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평화교육이나 비폭력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쟁심만 강요했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그런 교육은 없거든요. 그러니까 학교에서 폭력이 사라지지 않고, 체벌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학교가 바뀌려면 정말 평화와 비폭력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청소년들도 세상에 문제 많은 것 다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당장 나의 일로 다가오지 않기도 하고, 뭐 우리 생각을 말할 곳도 딱히 없구요.”
“어차피 말한다고 해도 안 될게 뻔한데, 괜히 문제제기해서 결국 나한테 돌아오는 건 피해라구요. 시간도 낭비고, 눈치봐야 하고, 더 큰 문제는 불이익당하는 거지요. 뭐 다 자기를 보호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활동하는 청소년들에 대해 안 좋은 인식들이 있어요. 쥐뿔 아는 것도 없으면서 혼자 잘난 척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지가 뭐라고 세상을 바꿀 수도 없으면서 헛꿈 꾼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뭐 튀는 것이 기분 나쁘고, 뭐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꼭 그런 애들은 튀거든요. 일반적이지 않아요.”
“홈스쿨이나 대안학교 다니는 애들에 대해서는 학교부적응학생으로 이상하게 보면서 사회적으로 낙인 되는 경향도 있고.... 그렇지만 이런 인식의 문제를 만드는 건 언론도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돼요.”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당장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이겠지만 생각하다보면 생겨나지 않을까?
그러나 아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선 정권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는 정말 어떤 말도 자유롭게 하기 힘들거든요. 하고 싶은 말도 당장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뭘 할 수 있겠어요. 청소년은 정말 약자라구요. 입시 때문에 그 무엇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노예...”
“청소년 스스로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뭔가를 할 수 있을 텐데... 입 다물고 공부나 하라고 하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정말 할 게 없는 것 같아요.
뭐 사회문제에 관심 조금만 가질라 치면 잘난 척한다고 하고, 어린게 뭘 안다고 쯧쯧쯧.... 그게 현실이거든요. 그런 현실 속에서 뭐 하실 수 있겠어요? 용기를 내라구요? 성적이 꼭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지만 용기가 밥 먹여주는 것은 더더욱 아니잖아요.”
아이들은 알고 있다. 성적이 밥 먹여주는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렇지만 아이들이 입시노예 생활을 쉽게 단념하거나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너무 정확했다. 용기가 밥 먹여주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사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아이들도 어른들 만큼은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안다. 아니 더 잘 아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그런 아이들에게 공부에 올인하는 것을 강요할 수 있는 날도 그리 길지 않을 것 같다.
** 이 얘기를 정리해 주신 몽당연필 선생님은 10년 이상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청소년들과 같이 다양한 활동을 만들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