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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들의 눈으로

무책임한 현 세대, 짐은 다 떠넘기고 가려나?

유럽발 금융위기 때문에 전세계가 떠들썩 합니다. 그리스 같은 나라가 국가채무가 너무 많았던 것이 위기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안전할까요? 정부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지금 당장은 모르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구요? 빚이 너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에 의하면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채무는 지난 3년간 185조원이나 늘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78165


만약 국가채무가 지금처럼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부모가 자식에게 빚만 남겨두고 간다면? 이런 경우에는 상속포기라는 제도에 의해 자식세대가 부모의 빚을 물려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 세대가 국가재정을 통해 돈을 마구 쓴 다음에 ‘빚으로 허덕이는 국가’를 미래세대에 남겨준다면? 불행히도 미래세대는 이런 형태로 물려주는 빚을 피할 방법은 없습니다. 국가를 부도낼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국가채무는 눈더미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현 정부 들어서서만 100조가 넘게 증가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사람마다 계산방법은 다르지만, 감당하기 힘든 속도로 국가채무가 불어나는 것은 분명합니다. 들어오는 세금은 깍고 쓰는 지출은 늘리니 빚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물론 이런 현상은 지금 정권에서만 초래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보수적인 정권에서 이렇게 국가채무를 무분별하게 증가시킨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저는 ‘보수’가 가진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보수는 ‘작은 정부’와 ‘균형재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균형재정'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빚을 내지 않으려고 해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정권까지는 보수적인 야당이 국가채무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균형재정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러던 야당이 여당이 되어 보수정권이 들어섰는데도 국가채무는 거꾸로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많이 사용되어 왔지만, 사실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빚이 늘어나면 국가재정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런 식이라면, 나중에는 국가가 필수적인 복지, 교육 지출을 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지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 하는 행위들을 보면 지속가능하지 않은 행위들을 하고 있습니다. 빚을 끌어들여 대규모 건설사업을 벌이는 것은 미래가 없는 행위입니다. 특히 논란이 많은 4대강 사업에 그렇게 많은 돈을 사용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 빚을 져 가면서 꼭 그렇게 문제제기가 많은 사업을 해야 합니까? 만약 반대하는 분들의 말대로, 사업의 효과는 없고, 환경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막대한 돈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여러 전문가들이 우려를 한다면, 최소한 신중하게 검토를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요즘에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 여러 가지로 미안합니다. 우리 세대야 지금처럼 살다가 가면 그만이라지만, 지금 태어나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어떤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인지?

이런 식으로 가다간 지속가능하지 않은 지구, 생태적 균형이 파괴된 한반도를 남겨주면서, 그 위에 빚이 많아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국가를 물려주려는 것인지?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지만,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 저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할 뿐입니다.

‘사람이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는 않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누구나 하는 사회에서 자라나는 세대에게 이런 피해를 떠넘긴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입니다.

미래에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미래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최소한 우리 세대에서 벌어진 행태로 인해 미래세대가 고통을 받게 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양심있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소박한 상식’일 것입니다.

그래서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벌어지는 무분별한 행태에 대해 작은 실천이라도 해야 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사회에 대한 것이든, 자기 자신의 삶부터 바꾸는 것이든.....


#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발행하는 소식지에 썼던 칼럼을 좀 고친 것입니다.